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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조 미사키의 '오늘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읽고 - 좋아한다는 감정에 관하여

민향기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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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스쳐지나갔을 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열심히 광고하는 책들이나 베스트셀러는 괜히 읽기 싫어진다. 청개구리같달까. 우연히 발견하는 그런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건 광고가 너-무 자주 보이길래 대체 뭐길래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광고에게 졌다.

이치조 미사키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표지와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로맨스 소설이다. 고등학생인 가미야 도루와 히노 마오리의 연애 이야기가 담겼다. 히노는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이 둘은 진심으로 좋아해서 시작된 관계는 아니지만 함께 시간을 오래 보내면서 서로에게 빠진다. 순수하면서도 애틋한, 쌉쌀한 기분이 드는 그런 내용이었다. 소설이기에 지식을 얻는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문장 중에서 위안을 얻고,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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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도 지고 4월의 바쁜 시기가 지나면 사람들이 차분함을 되찾는 계절이 된다.
신록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서 다들 살짝 느긋해진다.
그게 오월병이라고 했다. 참 우아한 의미다."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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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병이 뭔지 몰라 찾아봤는데, 무기력증을 의미한다고 한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일본에선 5월에 무기력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
오월병이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2022년 1학기 때 비대면이던 21년과 달리 대면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집을 떠나 홀로 상경해서 외로움과 능력의 한계를 느끼니 무기력해졌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손에 잡지 않는 나의 모습이 싫었는데 이를 느긋함으로, 여유로움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이렇게 쉬는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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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야, 너한테 많이 배우기는 하지만 결국 사람은 행동을 해야한다는 뜻이네." (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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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도 안해보면 아무 일도 안생긴다. 기계공작법 교수님께서 수업 중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학생 때는 막 저질러도 된다고. (범죄 같은거 말고 생산적인 일에 도전하는 걸 의미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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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감각에 기인하는 말이다. 오기로 곁에 있어 준다든지 논리로 따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됐을 때, 나중에 그 이유를 말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건 좋아한다는 직감과는 거리가 있다.
근거가 없는, 진정한 의미로 감각에 기인하는 감정이다. (2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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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그게 왜 좋아?"
그런 것들이 있다. 그냥 보면 심장이 뛰는 것들이. 내겐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그랬다. 그래서 항공대에 오게 되었다. 내가 고려한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이런 게 감각이란 걸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심장 뛰는 듯한 그런 감정을 임의로 만들면 대상을 좋아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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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무리해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약간 무리해서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 (2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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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맥 상 이 문장은 '누군가'를 위한 일을 의미하는데 아무렴 어떠한가. 누군가를 위해서든 나 자신을 위해서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지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학생 때라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으니 나를 쏟아붓고 싶은 곳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게 사람이든, 일이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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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두께, 내용을 가진 <오늘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로맨스 소설인 만큼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주로 드러나지만 그 누군가를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로 치환해 생각해보아도 괜찮았다. 특히 진로에 관한 고민이 많은 요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새해를 맞아 오랜만에 다시 책 읽기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께,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책으로 이 <오늘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