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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병

김서은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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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병』은 내가 인생 책으로 꼽는 철학서이자, 절망과 우울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준 책이다. 우리는 흔히 죽음이나 절망을 가장 두려운 것으로 여기며, 가능한 한 피해야 할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키르케고르는 이 책에서 절망을 단순한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실존의 상태로 설명한다. 이 점이 이 책을 잊을 수 없는 독서 경험으로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

이 책은 ‘나는 지금 어떤 절망의 단계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절망을 느끼지 않는 상태조차도 하나의 절망일 수 있으며, 자신을 직면하지 못하는 태도 역시 절망의 한 형태라는 설명은 나를 오래 붙잡았다. 막연히 우울하다고 느끼던 감정이 구체적인 구조와 언어를 갖게 되자,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한 걸음 떨어져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절망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절망을 통해 자신의 한계와 진짜 욕망을 마주하고, 그 이후에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큰 위로이자 용기가 되었다. 이 책은 ‘괜찮아져야 한다’고 재촉하지 않고,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모험과 도전을 망설이는 이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불안과 절망을 없애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고 함께 안고 가는 것이 성숙한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우울할 때 당장 기분을 끌어올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감정을 정직하게 이해하고 삶을 다시 정렬할 수 있게 해주는 깊이 있는 동반자 같은 책이다.